결정장애 세대의 범람
가히 결정장애족(?)이 범람하는 시대라 할 만하다. 오늘도 온라인 구석구석에서는 연인과 헤어져야 하는지, 결혼은 해야하는지, 어느 동네에 살아야 하는지, 지금 어디가 아픈데 병원을 가야하는지, 이런 증상이면 어떤 병에 걸린 것인지 등을 검색하는 사람들과 질문에 친절히 응답해주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늘 나 역시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검색창을 열어보았다.
시사인 기사는 [결정장애 세대(원제 Generation Maybe)]를 인용하며 결정장애의 원인으로 정보 과잉을 지적한다. 저자의 의견에 매우 동의한다.
(물론 정보과잉의 시대에도 여전히 디지털 문맹으로 진실로부터 소외되고, 사회현안에 대한 발언권을 빼앗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잠시 제쳐두자!)
초고속 인터넷 도입으로 정보생산의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스마트폰은 인터넷을 손 안으로 끌여들였고,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등의 SNS는 정보의 확산을 비약적으로 증대시켰다. 이는 필연적으로 정보의 과잉으로 이어졌다. 정보의 과잉은 축복이자 재앙이었다. 왜냐하면 과잉된 정보는 필연적으로 신뢰의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잉된 정보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기 위해 또 시간을 할애한다. 검색창은 단지 도구에 불과했는데, 어느 순간 검색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채 결정은 내리지 못하기 일쑤다. 그리고 결론이 나지 않은 고민들, 질문들은 그냥 그렇게 잊혀지거나 회피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 결정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또는 그때 섣불리 결정했음을 후회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이런 도돌이표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고 있을 것 같다.
검색창은 그저 수단일 뿐임을 잊지말자. 그리고 누구도 내 삶(결정)을 대신해 줄 수는 없음을 잊지말자. 결정 못해도 후회하고 결정해도 후회할 봐에야 기사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망설이지 말고 차라리 우연에 기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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