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채식주의자

등장인물 모두의 삶에 연민을 느낀다

배려와 인내의 가면 뒤에 숨어서 영혼 없이 살아온 인혜의 삶

변해버린 아내를 매몰차게 밀어내며 평범한 삶이 흐트러진 것에 분노하는 영혜 남편의 삶 

예술가의 욕망과 금지된 성욕으로 번뇌하는 인혜 남편의 삶

인간성에 내재된 폭력을 거부하며 육식을 거부하고 나무되기를 희망하는 영혜의 삶

등장인물 모두는 행위의 윤리성은 차치하고 스스로의 욕망, 분노, 고통에 대해 실천적으로 대응한다

인혜는 남편과 동생을 정신병원으로 보냈다

영혜 남편은 이혼을 통해 영혜로부터 도망쳤다

인혜 남편은 예술가의 욕망과 금지된 성욕 모두를 손에 넣었다

영혜는 육식을 넘어 곡기마저 끊고 빛과 물만을 갈구하는 나무가 되어간다

오히려 이 글을 쓰는 나는 욕망, 꿈, 분노에 대해 그저 인내하고 있을 뿐임에 다소 부끄러웠다